이차전지주 이달 수익률 1위 올랐는데…또 거꾸로 간 개미, 인버스ETF ‘베팅’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입력 : 2025.07.27 10:10:47
입력 : 2025.07.27 10:10:47

이달 들어 이차전지 업종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이 반사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이차전지주 하락에 베팅하는 상반된 전략을 취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KRX 2차전지 톱10 지수는 15.8% 상승해 코스피 상승률(4.0%)을 크게 웃돌았다. 이 지수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POSCO홀딩스, 에코프로비엠 등 주요 이차전지 관련 1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시가총액은 한 달 새 32조 원 넘게 늘어났다.
최근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리튬 가격 반등과 미국의 대중 무역 규제 강화가 있다. 이달 중국 대형 리튬업체가 생산을 중단했고, 미국은 중국산 흑연에 93.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이로 인해 국내 소재 기업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외국인은 이차전지주를 대거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POSCO홀딩스 등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각각 640억 원, 1300억 원에 달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이차전지주 하락에 대비한 인버스 ETF를 215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9월 이후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폐지되는 데다, 리튬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워 주가 조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뒤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행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세액공제) 폐지 등으로 테슬라가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낼 수 있다고 인정해 관련 우려를 키웠다.
김예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튬 가격 상승이 구조적으로 이어지긴 어렵다”며 신중론을 제기했고,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현재 주가는 장기 성장성을 이미 반영한 수준”이라며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수요가 새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ESS는 전기차보다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갖고 있으며, 단가도 2배가량 높다”며 “북미 시장에서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국내 기업 주가도 재차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