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달리긴 했지”…강달러에 주춤한 코스피, 당분간은 숨고르기

김제림 기자(jaelim@mk.co.kr), 김형주 기자(livebythesun@mk.co.kr)

입력 : 2025.07.16 16:45:02 I 수정 : 2025.07.16 19:10:24
강달러에 원화값 하락하자
외국인들 매수세도 약해져
금융주는 차익실현에 급락


코스피가 28.90p(0.90%) 내린 3,186.38에 장을 마감한 16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연중 최고치를 계속 갱신해오던 코스피가 미국 장기채 금리 상승이란 암초를 맞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자 시장에선 관세 영향에 따른 인플레 재상승을 우려하며 미 국채 30년 수익률이 5%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탠 달러당 원화값 역시 1385원대까지 떨어졌다. 상법개정 기대로 상승했던 코스피가 당분간 추가 모멘텀 없이는 글로벌 거시경제 변수 탓에 숨고르기 장세에 접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6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9% 하락한 3186.38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1.57% 올랐으나 그동안 상법개정 모멘텀으로 급상승했던 금융·증권업종에서 큰 조정이 나오며 지수를 하락시켰다.

전일 엔비디아의 중국 반도체 수출 재개 발표에도 불구하고 16일 코스피에 찬물을 끼얹은 소식은 미국 6월 CPI로 인한 미국 장기채 금리 급등이었다.

이날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477%로 4.5%에 바짝 다가섰다. 한달 만에 9.11bp(1bp=0.01%포인트)가 올랐다. 30년물은 5.007%까지 올라 한달 만에 11.73% 상승했다.

그동안 글로벌 유동성을 이끈 동력은 미국 달러 약세였는데 달러 인덱스는 16일 98.31까지 올라왔다. 이달 2일에 96.42까지 내려가며 위험자산 선호심리를 살리고 신흥국으로 자금유입을 가속화시킨 달러약세 추세가 반전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1주일간 1조4000억원을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외국인 자금도 되돌림 현상이 나타났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268억원만 순매수했는데 선물은 7283억원 순매도했다. 현물 순매수도 삼성전자가 3723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종목들에서 순유출이 일어났다고 할 수 있다.

외국인이 이탈하면서 금융주들의 하락폭이 컸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 1위는 KB금융(533억원)이었으며 3위는 메리츠금융지주(245억원)이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증시와 코스피가 연고점을 새로 쓰면서 미국 물가지표 발표가 차익실현 심리를 강화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16일(현지시간) 생산자물가지수(PPI) 발표를 비롯해 이달말 나오는 개인소비지출(PCE)발표까지 미국 정책금리를 좌오할 변수들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관망 심리 역시 높아졌다.

미래에셋증권이 7.1% 하락하고 우리금융지주가 6.73% 내리는 등 그동안 주가상승폭이 컸던 종목들이 된서리를 맞았다.

배당소득분리과세와 증시활황 등 현정부 정책에 따른 기대효과로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오른 종목이었다. 달바글로벌이 9.21% 하락하는 등 ’K뷰티주‘ 의 주가 하락도 컸다.

별다른 조정 없이 오른 증시에 공매도 잔고 역시 크게 늘어났다. 11일 기준 코스피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9조2319억원으로 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3월31일 3조9156억원에서 135.77% 급증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공매도를 위해 빌려온 주식을 매도하고 남은 수량으로, 잔고가 늘면 주가가 지금보다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투자자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한 뒤 추후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해서 갚는 투자 기법이다.

코스피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지난 9일 9조452억원을 찍으며 2023년 12월12일(9조939억원) 이후 31개월 만에 9조원을 돌파했다.

11일 기준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순보유 잔고 또한 3조9437억원으로 3월31일(1조7932억원)의 2배를 훌쩍 넘는 수치를 나타냈다.

그동안 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많게는 약 40%의 손실을 봤다.

공매도가 재개된 3월31일부터 16일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상장지수펀드(ETF)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수익률은 약 -39.17%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의 선물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종목이다. KODEX 선물인버스(3위)는 -15.13%, 4위인 KODEX 인버스(4위)는 -21.04%의 수익률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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