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온실가스 줄이라고 하더니…정작 정부는 감축 손놨다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입력 : 2025.07.20 17:50:00 I 수정 : 2025.07.20 20:21:00
2030 목표치 3750만t
한 건도 줄이지 못했다
산업계는 8.9% 감축
탄녹위 “올해부터 착수”


[연합뉴스]
정부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에서 정부 몫인 국제감축 부문 목표를 단 한건도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실현이 어려운 NDC 목표를 세운 채, 민간에만 감축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현재까지 국제감축 사업을 통해 확보된 온실가스 감축 실적이 전무하다고 밝혔다. 국제감축이란 해외에서 온실가스 감축 후 감축실적을 이전 받기 위한 투자·구매 사업을 의미한다. 이는 민간 외에 순전히 정부가 확보해야 하는 몫이다. 2030 NDC상 정부가 주도해 감축해야 하는 국제감축 목표치는 3750만t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2023년부터 올해까지 산업부·환경부·국토부 등 부처별로 총 1545억원의 국제감축사업 예산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산업부에 편성된 예산이 약 750억원, 환경부에 편성된 예산이 약 500억원에 달했다.

정부는 그간 국제사회 합의가 늦어져 감축 실적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탄녹위) 관계자는 “국제감축 사업 관련 파리협정 제6조 관련 세부사항들에 대해 국제사회에서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사업이 계속 지연됐다”며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상대국과 합의가 돼 국제감축사업을 하나씩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발전업계·산업계 등 민간에 NDC 달성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을 미뤄둔 채 정작 정부 몫 실적 이행에는 소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석탄발전소 굴뚝 [사진 = 로이터 연합뉴스]
2030 NDC상 발전 부문에서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감축해야 하는 목표치는 1억2370만t에 이른다. 산업 부문에서도 같은 기간 298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해야 한다. 발전업계와 산업계가 각각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배출량을 45.9%, 11.4% 줄여야 하는 도전적인 목표다.

정부에 반해 발전업계와 산업계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이행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추정치에 따르면 2023년 발전 부문은 2018년 대비 배출량을 18.5%, 산업 부문은 8.9% 줄였다.

조지연 의원은 “정부가 도전적인 NDC 목표를 설정하고도 정부 몫 온실가스 감축 이행이 전무한 건 무책임한 것”이라며 “앞으로 산업계에만 미뤄둘 게 아니라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NDC 실현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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